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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주의] 인간성과 시스템을 동시에 시험하는 압도적 재난 스릴러 [28주 후] - 영화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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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1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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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주의] 인간성과 시스템을 동시에 시험하는 압도적 재난 스릴러 [28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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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28주 후

날짜: 2025년 6월 15일 (일)

러닝타임: 오후 7시 55분 ~ 오후 9시 34분 (99분)

관람 OTT: 디즈니 플러스

 

★ (4/5점)

"혼란은 사람을 무너뜨리고, 감염보다 먼저 붕괴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다"

 

1. 전편과 맞물린 세계관 확장 – 속편이 아닌 연속된 악몽

<28주 후>는 <28일 후>의 엔딩로고가 사라진 바로 그다음 프레임에서 이어지듯, 동일 바이러스와 동일 공간을 다루면서도 시야를 국민·군·국제사회 차원으로 넓혀 입체적인 ‘후폭풍 서사’를 구축한다. 전작이 “발병 28일 차 혼돈”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28주 차 재건”이라는 조건부 희망을 던지고, 그것이 얼마나 섣부른 낙관이었는지를 100분 남짓한 러닝타임 동안 차근차근 무너뜨린다. 덕분에 두 편을 연달아 관람하면 바이러스 탄생→확산→잠복→재폭발이라는 거대한 한 편의 연대기를 경험하게 된다.

 

2. 초반 10분, 전편을 능가하는 충격의 도입부

<28주 후>는 속편이 갖기 쉬운 ‘반복의 굴레’를 단칼에 끊어낸다. 오프닝 시퀀스는 단순한 감염 상황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본능과 이기심, 죄책감까지 한꺼번에 몰고 온다. '돈'이 아내를 두고 탈출하는 그 짧은 장면은 단편영화처럼 정교하게 짜여져 있으며, 관객은 '돈'의 선택에 충격을 받는 동시에 공감하게 된다.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번지는 공포는 결국 인간의 결정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영화는 초반부터 각인시킨다.

 

3. 생존을 둘러싼 윤리적 딜레마와 시스템 붕괴

<28주 후>는 피난소라는 설정을 통해 ‘통제된 안전’이라는 환상을 무너뜨린다. 감염의 위험이 사라졌다고 판단해 재정착을 시작한 런던은 겉보기엔 질서와 평화를 되찾은 듯하지만, 그 기반은 마치 유리 위에 세운 것처럼 취약하다. 한 명의 감염자가 모든 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설정은, 실제 사회 시스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관리 가능한 위험'이라는 착각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영화는 감염자보다 인간 내부의 공포, 불신, 판단 착오가 어떻게 더 큰 혼란을 낳는지를 수술하듯 해부해낸다.

 

4. 무차별적인 군사 작전의 윤리적 공포

영화 중반부, 군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민간인 전체에 대한 사살 명령을 내리는 장면은 숨막히는 윤리적 충돌을 불러온다. 이는 단순히 충격적인 연출을 위한 설정이 아니다. 감염이 퍼지기 시작한 순간, '식별'이라는 기준이 무너지고, 군은 모든 인간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한다. 그 결정이 무자비한 파괴를 부르면서도, 관객은 그 결정이 전적으로 틀렸다고 쉽게 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공포 이상의 복합적 딜레마를 안긴다. 사람을 구하려는 군인과 명령을 따르는 군인의 갈등, 그것이 초래하는 비극은 곧 현실 사회에서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5. 감정을 따라가는 서사 구조

<28주 후>는 단순히 ‘누가 살아남느냐’의 서사를 넘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도일'은 초반의 선택을 끝까지 끌고 가며 결국 자신의 죄책감을 희생으로 전환시킨다. 이 희생은 눈물겨운 영웅서사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고통스러운 속죄의 표현이다. '스칼렛'은 의학자로서, 그리고 보호자로서의 책무를 혼란 속에서도 지켜내려 애쓴다. 그녀는 살아남는 것보다도 중요한 가치를 끝까지 놓지 않으며, 그 자체로 감정적 구심점이 된다. ‘태미’와 ‘앤디’ 남매는 생존 그 자체가 아닌 ‘연결된 정체성’을 지키는 방식으로 이 서사를 감정적으로 밀도 있게 만들어준다.

 

6. 뛰어난 미장센과 절제된 공포의 미학

지하 통로를 암흑 속에서 도망치는 시퀀스는, 실제로 관객의 방향감각까지 빼앗아 버리는 혁신적 연출이다. 암전과 플래시 조명의 리듬은 시각적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관객은 자신도 그 폐쇄된 공간에 갇혀 있는 듯한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영화는 눈앞의 피와 폭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불확실성과 혼란이라는 심리적 공포를 촘촘히 설계한다. 실제 런던 시내에서 촬영된 황폐한 도심, 폐허가 된 건물들, 텅 빈 다리 위의 사운드는 세트가 아니라 현실의 붕괴처럼 다가온다.

 

7. 청각적 리듬을 통한 긴장 유도

존 머피의 ‘In the House, In a Heartbeat’가 다시 등장하면서, 이 속편은 전작과의 정서적 연결고리를 놓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엔 더 절제되고 계산된 방식으로 삽입되어 각 장면의 감정곡선을 완벽하게 따라간다. 음악이 사라질 때마다 관객은 더욱 불안해지고, 단 한 음이 시작되면 다시 긴장감이 끓어오른다. 총소리, 발자국, 외마디 비명조차 편곡된 듯 정제된 음향 디자인은 공포를 더 깊고 넓게 확장시킨다.

 

8. 바이러스의 재확산이 상징하는 반복의 비극

감염의 시초가 된 보균자, 면역력 있는 소년 '앤디'를 통해 영화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면역이 있는 자’가 곧 ‘안전한 자’일까? 그가 결국 바이러스 확산의 매개가 되는 반전은, 과학적 통제와 인간적 오만이 만들어낸 결과임을 상징한다. 영화는 감염이 끝난 것이 아니라, 되풀이되는 운명임을 암시하며 엔딩에서 파리 에펠탑 아래에 등장하는 감염자들의 그림자로 서사를 마무리한다. ‘28주 후’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임을 암시하고, 그 불안은 오래도록 관객에게 남는다.

 

9. 시스템과 인간성, 어느 쪽이 먼저 무너지는가

<28주 후>는 감염자라는 공포 외형보다 그 내부의 인간성과 구조에 더 집요하게 천착한다. 피난소 안의 계급, 선택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군과 민간, 가족과 국가 사이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이기적인가에 대한 경계는 흐려진다. 결국 영화는 묻는다. 감염이 모든 것을 덮치기 전에 먼저 무너지는 건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시스템이며, 그 시스템을 구성하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10. 장르를 넘어선 감정적 파괴력

단순한 좀비물, 서바이벌 영화로 오해받기 쉬운 <28주 후>는 오히려 가장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재난극이다. 윤리, 생존, 책임, 사랑, 배신—이 모든 테마를 정밀하게 직조해낸 이 작품은, 장르적 재미를 전제로 하면서도 철학적 질문을 꾹꾹 눌러 담았다. 재난이 닥쳤을 때 인간은 무엇을 지킬 수 있는가. 누가 영웅이고 누가 괴물인가. 이 영화는 그 질문을 남기고, 답을 관객 스스로 선택하게 만든다.

 

<28주 후>는 단지 공포를 선사하는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가장 본질적인 두려움—무너지는 믿음과 선택의 무게—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재난 드라마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감정적 잔흔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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